월간원예

모발검사후에야 찾아오는 뒤늦은 후회, 마약초범선처가 생각보다 훨씬 까다로운 이유

대중매체나 SNS를 통해 마약류 범죄가 무차별적으로 확산되면서, 단순 호기심이나 주변의 권유로 마약에 손을 댔다가 수사기관에 적발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마약 범죄에 처음 연루된 이들이 가장 흔히 품는 기대는 단연 관용이다. 다른 형사 사건의 전과가 없고 법을 위반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니, 반성문 몇 장 제출하고 잘못을 뉘우치면 마약초범선처를 통해 기소유예나 가벼운 벌금형으로 풀려날 수 있을 것이라 막연히 믿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사법부는 마약 범죄에 대해 결코 예전처럼 관대하지 않다. 사법당국은 마약의 확산을 국가적 위기로 규정하고 무관용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마약 수사관의 전화를 받거나 임의동행 요구를 당한 뒤에야 비로소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곤 한다. 특히 소변 검사에서 음성이 나왔다는 이유로 안도하다가, 체포 및 압수수색 과정에서 채취한 모발 검사 결과가 양성으로 판명된 후에야 찾아오는 뒤늦은 후회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마약류는 한 번 투약하면 신체 대사 과정을 거쳐 모발의 케라틴 성분에 반영구적으로 축적된다. 투약 후 수개월이 지나 머리카락을 자르거나 탈색을 하더라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감정을 거치면 투약 시기와 횟수, 심지어 약물의 종류까지 고스란히 데이터로 드러난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은 투약한 약물의 종류에 따라 처벌 수위를 엄격하게 구분하고 있다. 대마의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지만, 국내에서 가장 흔하게 적발되는 필로폰(메스암페타민)이나 케타민, 엑스타시(MDMA) 등 향정신성의약품 투약의 경우 법정형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으로 급격히 높아진다.

또한 마약 범죄는 투약 행위 자체뿐만 아니라 이를 소지하거나 매매, 수수하는 행위까지 각각 별개의 범죄로 결합하기 때문에 실제 기소될 때의 형량 압박은 초범의 상상을 초월한다. 과학적 물증이 확보된 상태에서 수사관 앞에서 "단순히 호기심에 그랬다", "이게 마약인 줄 몰랐다"는 식의 어설픈 핑계나 부인으로 위기를 모면하려 드는 행위는 수사기관과 재판부에게 반성의 기미가 전혀 없고 재범의 위험성이 극도로 높다는 인상만 심어주어 구속영장 청구의 명분만 제공할 뿐이다.

따라서 마약초범선처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감정적 대응을 철저히 배제하고 단약 의지와 재범 방지 대책을 증명해야 한다. 자신이 마약에 노출된 경위를 왜곡 없이 인정하되 유통 경로와 상선(공급책)에 대한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태도, 정신과 전문의의 소견이 담긴 치료 및 재활 프로그램 이수 내역, 가족들의 완강한 보호 의지와 재발 방지 확약서 등 구체적인 자료를 활용해 재판부를 설득해야 한다. 사법부가 초범에게 선처를 베푸는 이유는 그가 가엾기 때문이 아니라, 다시는 마약에 손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객관적으로 증명되었을 때뿐임을 명심해야 한다.

울산지방법원과 대구지방법원 등에서 판사로 근무했던 로엘 법무법인 유한규 대표변호사는 “마약은 중독성 때문에 재판부가 일반 형사 사건보다 훨씬 보수적이고 차가운 잣대로 형량을 결정한다. 수사기관이 어떤 증거를 쥐고 피의자를 압박해 올지, 재판부가 피고인의 진술 속 어떤 허점을 포착해 재범 위험성으로 판단할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올바른 대응이 불가능하다. 과학적 물증 앞에서도 어설픈 부인으로 일관하거나 엄격한 기준에 맞추어 객관적인 단약 의지를 증명해내지 못한다면 초범이라 할지라도 단숨에 징역형의 낭떠러지로 떨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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