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초소지, 흡연 안 했어도 처벌 대상… 무심코 든 해외 여행 기념품의 함정
마약류 범죄가 해외여행의 보편화와 직구 플랫폼의 활성화로 인해 평범한 일반인의 일상까지 위협하고 있다. 최근 북미나 일부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대마 성분이 포함된 기호품들이 합법화되면서, 국내에서도 대마에 대한 대중적인 경계심이 위험할 정도로 낮아지고 있다.
대다수의 일반인은 대마를 직접 흡연하거나 투약하지만 않으면 법적으로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 안일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사법당국은 마약류 확산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유통과 소지 단계에서부터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단순히 호기심에 구입했거나 선물을 받아 가방에 넣어둔 행위조차 국경을 넘는 순간 인생을 뒤흔드는 대마초소지라는 무거운 혐의로 이어진다.
마약류관리법에 따르면 대마를 재배, 소지, 소유, 수수 또는 운반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여기서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본 죄의 성립에 흡연이나 투약 행위가 결코 필수요건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즉, 단 한 번도 대마를 입에 대지 않았고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나왔다 할지라도 객관적으로 대마를 지배하고 관리하는 상태에 있었다면 그 자체로 기수가 되어 처벌을 면할 수 없다.
실무상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억울한 사례는, 대마가 합법인 국가에서 기념품으로 산 물품을 별 생각 없이 국내로 들고 들어오는 경우다. 태국이나 미국의 일부 주州처럼 대마가 합법화된 국가를 여행하다가 호기심에 혹은 무지로 대마 성분이 함유된 젤리, 초콜릿, 오일 등을 구매한 뒤, 이를 미처 처분하지 못하고 가방에 넣어 들어오다가 공항 세관에서 적발되는 케이스다. 범죄 혐의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해당 물품이 대마 성분임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어야 한다.
많은 피의자가 "국내에서 불법인 줄 몰랐다"거나 "단순한 기념품인 줄 알았다"고 항변하지만, 사법부는 대한민국 국민에게 자국의 형법을 준수할 의무가 있음을 강조한다. 검찰 통계와 형사 재판 실무를 보더라도, 제품 포장지에 대마를 상징하는 잎사귀 문양이나 'THC', 'CBD' 등의 성분 표기가 명시되어 있었다면 고의성이 인정되어 유죄가 선고된다. 더군다나 이를 국외에서 국내로 반입하는 행위는 단순 소지를 넘어 '밀수입' 혐의까지 추가 적용되어 법정형의 하한선이 징역 5년 이상으로 급격히 치솟을 법적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마약 사건은 적발 직후 공항이나 주거지에서 전격적인 압수수색이 이루어지고, 임의동행 형식으로 첫 조사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당황한 피의자가 진술을 번복하는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기 쉽다. 모호한 정황 증거와 일관되지 못한 답변은 수사기관으로 하여금 증거인멸이나 도주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게 만들어 구속영장 청구의 빌미를 제공하게 된다.
서울지방검찰청과 인천지방검찰청 등에서 검사로 재직했던 로엘 법무법인 최창무 대표변호사는 “재판부는 피고인의 ‘몰랐다’는 주관적인 호소를 쉽게 믿어주지 않는다. 해당 물품의 구체적인 성분이나 불법성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음을 입증할 객관적 자료를 제출하지 못한다면 처벌을 피하기 어렵다. 마약 수사는 과학적 증거와 철저한 진술의 연쇄로 이루어지므로 첫 피의자 신문 조서가 작성되기 전부터 수사기관의 질문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방어선을 구축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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